새집증후군이 이슈화 되면서 가장 먼저 합성목재들의 유해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바로 합판이나 MDF 등의 주요 합성목재를 만들 때 쓰이는 수지가 바로 포르말린 베이스의 수지이기 때문입니다. 

포르말린 베이스의 수지로 만들어진 합성목재는 건축과 인테리어의 기본 소재로 널리 이용되며, 2차 가공되어 가구나 소품들로 만들어지는데 완제품이 된 후에도 긴 시간 동안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알게되면서 '합성목재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합성목재가 아닌 '원목은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이다'는 인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 말은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합성목재는 무조건 인체에 유해하다'는 말도 틀린 말이고, '원목은 무조건 인체에 무해하다'는 말도 틀린 말이 되겠습니다.

 

합성목재도 좋은 원료를 써서, 잘 만들고 정확한 등급이 표기되어 있는 진짜 친환경제품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제품들도 함께 친환경 표시를 부착하고 함께 유통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유튜브나 뉴스를 잠시만 검색해봐도 친환경 표시가 소비자들에게 완벽한 신뢰를 보증해주지 못한고 있다는 것을 금방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이다' 고 인식하고 있는 원목을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원목은 벌목해서 가공을 하게되는데, 왠 만큼 거대한 사이즈의 원목이 아니면 통째로 이용하기는 힘이 듭니다.  나무가 자연물이기 때문에 옹이도 있고 흠집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결점들을 다 피해서 좋은 부분만을 발췌해서 가공하고자 하면 그만큼 버리는 부분도 많아지게 됩니다.   6인용 통원목 식탁을 하나 만들려면 얼마나 큰 나무를 찾아서 벌목해야 되는지 상상을 한번 해보십시오.  그렇게 되면 제품 가격이 어떻게 될까요?

 

1.집성목

가구매장에서는 집성목 가구도 원목가구라고 설명하시고 판매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성목 상판 싱크대는 '원목 싱크대'라고 부르더군요.  소비자와 판매자의 인식의 차이인데, 소비자들은 보통 원목가구 하면 통원목을 생각하시는 것이고,  판매자 분들은 집성목이 합판이나 MDF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체적이 큰 원목 PARTS가 들어가니 원목이라고 부르시는 듯합니다.

 나무를 제재할 때 가급적 손실을 적게 하고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통은 나무를 작게 나눈 다음 용도에 맞는 사이즈로 집성을 하게 됩니다.  집성은 쉽게 말해서 나무젓가락 여러 개를 접착재로 붙여서 A4 사이즈 합판으로 만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통원목에 비해서 가격도 저렴하고 가공성이 좋아서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집성할 때  쓰이는 접착제가 포르말린 베이스의 수지를 많이 씁니다. 

당연히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으면,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가 지속적으로 방출되게 됩니다.  포르말린 베이스의 접착재를 사용하는 이유는 구하기 쉽고, 가격도 저렴하고, 접착 성능도 뛰어납니다.  나중에 포름알데히드 방출되는 점을 제외하면 정말 좋은 소재입니다.  

 

2. 원목(통원목)

포르말린 베이스의 수지가 잔뜩 들어간 합성목재보다는 원목이 인체에 무해하고 좋다는 인식들이 퍼져나가면서 원목가구, 원목식탁, 원목 소파 , 원목 침대 등이 인기인데,  재료만 놓고 보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은 통원목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는 원목 외에 합판이나 MDF 등의 합성목재나, 집성목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원목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가구가 도착한 후 자세히 살펴보니 '뒤판이나 안쪽이 MDF였다'  '바닥이 합판으로 되어있다' 이런 이야기는 뉴스나 신문에서 심심찮게 접하는 소식입니다.   사전에 이 부분 이 부분은 원목이고, 바닥과 배면은 MDF와 합성목재가 사용되었다고 설명이 되었으면 소비자와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원목 침대를 구매했는데, 청소하다 매트리스를 들어보니 하부 소재들이 MDF와 합판으로 가득 차 있다면 부모님들은 화가 많이 나실 겁니다.

 

원목이라고 해서 구매한 가구에 합성목재를 복합적으로 사용한 문제는 제외하고, 원목(통원목)이 과연 소비자들 인식대로 그렇게 완벽히 인체에 무해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목재는 생물입니다.   벌목하는 순간부터 뒤틀림이나 수축 변형 등에 노출되게 되고, 습기에 취약해 곰팡이등에도 노출되게 됩니다.   1차 2차 3차 등 여러 가공공정을 옮겨 다니게 되는데, 뒤쪽 공정으로 갈수록 가공공정 간을 이동하면서  스크래치 같은 요소들에도 노출되게 됩니다.   원목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이런 요소들을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약품처리나 가공 같은 과정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사람들이 발견한 처리방식이 포르말린을 이용한 처리입니다.   값싸고 저렴하고 약품 구하기도 쉽고, 성능도 뛰어납니다.  

그 많은 목재들을 어떻게 처리한다는 말인가? 하고 의문을 가지실 수 있으나, 대형 수조 속에 포르말린 가득 담아놓고 침 욕 시키면 됩니다.  대형 챔버 등을 이용해 고온 고압으로 단시간에 내부로 포르말린을 침투시킬 수 도 있습니다.   이러한 원목들은 가공 후에도 대량의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포르말린 속에 푹 담가서 절여진(?) 원목으로 가공된 가구 때문에 곤란한 경우를 당한 분도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중국 거래처(가구공장)의 중국인 사장님께서 여동생의 결혼을 기념해서 소파와 침대를 통원목으로 특별히 제작하여 선물했다가 곤란한 상황을 당한 경우입니다.  중국에서 침대, 소파, 시스템 가구 등을 제작하여 미국, 일본, 한국,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제법 규모가 있는 회사입니다.   여동생 결혼식이니 특 A급 자재를 이용해 제작해서 선물했는데, 선물 받은 분들이 통원목 침대에서 자고 나거나, 거실의 통원목 소파에 오래 않아있으면 몸이 가렵고, 눈이 맵고, 눈물이 계속 흐르는 바람에 결국은 모두 반납되어 버렸습니다.  

몸이 가렵고, 눈 주위가 가렵고, 눈이 맵고, 눈물이 흐르는 건 모두 포름알데히드의 영향 때문입니다.

수출 나가는 가구들과 선물로 만든 가구가 무슨 차이가 있었는지 물어보니, 자재는 더 좋은 등급을 썼고, 조각에도 전문가가 직접 붙어서 심혈을 기울여 조각했다고 합니다.  단 하나 수출용에는 니스 같은 마감 도장을 여려번 적층식으로 바르는 가공이 있는데, 마감도장 약품이 독하고 해서, 건강을 염려하는 차원에서 도장을 한 번만 살짝 했다고 합니다. 도장을 여러 겹 하게 되면 도장 소재에 따라서 내부의 포름알데히드가 표면으로 방출되는 것을 일정기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눈속임이지요.   물론 시일 경과 후 도장층이 얇아지거나 스크레치 등이 발생하면 다시 방출이 시작됩니다.   비록 중국에서 발생한 사항이지만 국내에서는 이와 상황이 다를까요?

 

아무리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이라도 금이 가거나, 뒤틀리거나 스크래치, 습기로 인한 곰팡이 등이 있다면 소비자가 그 가구를 선택할까요?    그런데 포르말린으로 전처리를 하면 이런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결 수 있다면 누구라도 솔깃할 것입니다.    문제는 사용된 포르말린을 중화하거나 제거하는 공정이 수반되어야 가구로부터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로 인한 최종 소비자의 피해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제조사나 소비자들의 포름알데히드에 대한 관심도 낮았고, 강제성을 띈 제도와 규제도 마땅히 없었고, 적당한 포르말린 대체재나 제거 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소비자들의 포름알데히드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졌고, 제도와 규제들도 생겨나고 있고, 제거재도 출시되어 있습니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포르말린 대체재 문제는 업계가 수십 년 동안 사용하며, 가격이 싸고, 구하기 쉽고, 성능이 검증된 포르말린 계열 대신 다른 대체재를 운용하는 것은 단시간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재료 레시피나 설비 등이 이미 포르말린 사용하는 기준으로 맞춰져 있고, 시스템이 굳어져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걸 다 바꾼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입니다.

또한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대체재라면 포르말린과 상당한 가격 격차가 날 것입니다.   이런 생산비용의 증가는 가구제품 가격 상승을 자연스럽게 불러올 것인데, 과연 소비자가 그 부분을 인정해 줄 것인지 등의 사회적 협의도 필요합니다.

 

합성목재라고 해서 무조건 유해하다는 인식도 버려야 할 때이고,  원목가구라고 해서 무조건 무해하다는 인식도 내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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