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일기예보의 필수 예보 항목이 되어버린 '미세먼지'와 '황사'  (요즘은 '초미세먼지' 예보도 자주 듣습니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이고, 새집증후군은 집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서로 연관성이 있느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사실 미세먼지와 황사는 새집증후군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새집증후군과 어떻게 연관성을 가지는지 우리의 일상 생활부터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아침방송과 출근길 라디오의 기상 캐스터는 미세먼지와 황사의 농도는 몇% 이고, 마스크를 착용하라, 노약자나 어린이는 몇 시부터 몇 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라. 등 디테일한 정보를 전해줍니다.   심한 날은 휴대폰 문자로 경보메세지 까지 날아옵니다.  하지만 너무 일상이 되어서 크게 놀라는 사람도 없습니다. 

 

출근길 아침, 이른 시간인데 마치 장마철의 저녁 무렵처럼 어두컴컴하고, 앞이 잘 않보일 정도의 뿌옇게 안개 같은게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한 차림으로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려 종종걸음으로 출근길을 서두릅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얼굴을 만져보니 모래 인지 흙 인지 뭔가 푸석푸석 만져집니다.  지상 주차장의 차량은 아침에 보면 겨자색 흙먼지 같은 것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출근길에 주유소의 자동 세차장 이라도 한번 들어갔겠지만, 이번 주 내내 황사와 미세먼지라는 일기예보가 생각나 세차도 포기합니다.   해 봐야 내일 아침이 되면 다시 먼지 범벅이 되어 있을 거니까...

 

아침마다 석탄 연기가 도시를 뒤덮는 울란바토르 이야기도 아니고, 년 중으로우중충하고 흐린 런던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일상적인 아침의 모습입니다.  이제는 일기예보의 고정 메뉴가 되어버린 '미세먼지'와 '황사'

 

예전에는 비 예보만 없으면, 별다른 고민 없이 옥상이나 베란다에 세탁물을 널어서 말렸지만, 이제는 비 예보 이외에도 하나를 더 확인해야 합니다.  바로 미세먼지와 황사의 농도입니다.  또한 주부가 외출하기 전에 미세먼지와 황사 예보의 확인 없이, 집안의 환기와 습기 배출을 위해 무심코 베란다 문을 열어 둔다면, 외출에서 돌아와 엄청난 상황을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거실과 소파는 물론 집안 구석구석을 며칠을 두고 청소를 해야 할 정도로 쌓인 흙먼지와 맞닥뜨릴 것입니다.

환기와 습기 배출은 제쳐두고, 이제는 외출 전 창문과 베란다를 잠그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부지런하고 깔끔한 주부가 열심히 자주자주 환기를 시켜서 집안을 뽀송뽀송하게 유지한다는 이야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됩니다.   

 

여기서 새집증후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환경부에서는 이런저런 방법 중에 '베이크아웃'이 탁월하다고 강력 추천합니다.    방법론적 오르는 보일러를 10시간 정도 틀어놓고 난방을 한 후, 1-2시간 동안  모든 문과 창문을 개방하여 환기를 시킬 것을 추천합니다.   이 사이클을 5회 정도 하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사 전이나 입주 전에 할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35도~40도는 집안 온도로서는 꽤나 고온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일러를 10시간 정도씩, 5일 동안 가동할 비용으로 완전 해결이 된다면 이건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고, 그 어떤 솔루션보다 친환경적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포름알데히드를 위시한 유해화합물들이 발생원의 표면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품 속에 함침 되어서 긴 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는 구조인 것이 문제입니다.

 

발생원의 표면에만 존재한다면 말 그대로 베이크아웃 4-5번 이면 확실하고 영구적인 새집증후군의 해결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각종 가구와 인테리어 소재들 속에 접착제나 수지의 형태로 함침되어 있는 유해물질들이 베이크아웃 4-5번에 모두 다 휘발되어 나와서 영구적 제거가 된다? 는 이야기는 수긍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포름알데히드의 방출량이 많은 곳이 시트나 비닐을 붙여놓은 가구 등의 표면보다는, 재료 단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뒤판이나 구석 쪽, 상판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하판 쪽 등입니다.  새집증후군 시공업체들이 수고를 무릅쓰고 싱크대나 가구류 시공하면서 서랍장 다 분해하고, 거실에서 소파 뒤집어놓고, 침대 메트리스 다 들어내고 시공하는 이유입니다.

 

보통 새집증후군으로 피해를 받는 분들이 그 해결을 위해서 인터넷 등에서 정보를 찾아본 후 가장 먼저 시도하는 것이, 베이크 아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새집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한번쯤 시도해 본 방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따로 업자를 부르지 않아도 되고, 비용 또한 보일러를 35-40도로 50시간 정도 가동할 도시가스 비용만 감안하면 되니 얼마나 간단합니까?

 

이게 정말 완벽하고  영구적인 효과가 있었으면, <새집증후군 시공> <입주청소>등의 마켓 자체가 지금처럼 커질 수가 없었겠지요.  도시가스 비용 몇만 원과 창문 열었다 닫았다 하는 수고만 몇  하면 되는데, 적게는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큰 평수의 경우 몇백만원을 들여서 왜 새집증후군을 제거하는 특수 시공들을 하겠습니까?

 

베이크아웃이 정부기관의 권장사항과 같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려면 지속적인 환기와 병행해서 오랫동안 꾸준히 시행해 주어야 합니다.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유해 화합물들이 자연 반감되는 시점이 보통 2년~3년 전후 임을 감안하면, 월 1~2회 이상 정기적으로 베이크아웃을 시행해주고, 간헐적,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환기를 계속 시켜주어야 합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고 하면 결정적인 장애요인 하나가 발생합니다.  바로 미세먼지와 황사입니다.  거기에 초미세먼지 까지.   각자 따로 올 때도 있고, 같이 뭉쳐서 한꺼번에 올 때도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따지지 않습니다.  아침, 저녁 시간도 따지지 않습니다.  심한 해에는 반년(6개월) 동안 초미세먼지 주의보(PM2.5)가 전국적으로 140회 이상 발령되기도 합니다.  (2018년 7월 1일~12월 31일)

6개월 이면 대략 180일인데 140회 이상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되면 일반인들이 환기를 할 엄두를 못 냅니다.  황사나 일반미세먼지 제외한 초미세먼지 주의보 횟수만 카운트한 것입니다. 베란다와 문을 꽁꽁 닫아두어도 곳곳의 틈으로 들어온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청소 거리가 태산인데, 환기는 엄두도 못 냅니다.

근래에 들어 공기청정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그 방증이 될 것입니다.   베란다와 창문을 열면, 바깥쪽에는 맑은 공기가 가득하고 상시적으로 환기가 잘 되는데 공기청정기가 왜 필요합니까?   이는 특정한 요인들로 인해 통상적인 환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미세먼지는 새집증후군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새집증후군 상황의 개선을 가로막는 중요한 장애물 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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