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차증후군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매일 접하고 이용하는 자동차는 주택이나 건물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단지 공간이 <주택이나 건물>에서 <자동차>로 옮겨졌을 뿐, 밀폐된 공간에서 각종 석유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마감재나 내장재들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끊임없이 방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메커니즘의 문제입니다. 
<자동차>가 <주택이나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좁고 밀폐된 공간이므로 더 집약적 피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집이나 사무실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자동차인데, <자동차 실내공기>는 과연 안전한가?


자동차나 열차 등은 석유화학제품의 완벽한 집약체입니다.
바닥/천정/시트 등 내부 공간에는 플라스틱/비닐/합성고무/스펀지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또한 천정, 벽체, 도어, 엔진룸과 이어지는 격벽 등 면적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위치에는 마감재 바로 아래에 방진, 흡음 등의 목적으로 각종 부직포와 펠트류가 가득 자리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소재들 상호 간에는 바인더로 접착이 되어있습니다.
또한 운전자와 탑승자가 호흡하는 외부 공기는 부직포나 펠트 소재의 필터를 거쳐서 실내로 들어옵니다.  


유일한 천연재료라면 wood parts나 가죽 등이 있겠으나, 이 또한 가공 시 많은 합성약품(특히 포르말린 계열)을 사용하는 것이니, 차량 내 천연재료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런 석유화학제품들은 당연히 VOCs, 특히 포름알데히드를 많이 방출함으로써 운전자나 탑승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보통 신차 내부를 측정하면 알데히드 종류만 해도 2-3종씩 나옵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특성상 환기를 자주 시켜주면 개선 효과가 있겠지만, 매일매일 운전하는 운전자의 경우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여름과 겨울은 냉난방 때문에 문을 닫고 주행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가끔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보지만 금방 다시 닫게 됩니다.  차량이 이미 포화상태인 대도시의 경우, 환기를 위해 문을 열면 매캐한 매연이 바로 차내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포름알데히드는 내연기관이 불완전 연소할 때도 대량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신호대기나 정체상태에서는 차량 주변의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도로에는 타이어가 마모된 분진들도 많습니다.   또한 차량의 브레이크 라이닝은 마찰재를 포르말린 계열의 수지(페놀수지 등)의 결합력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거나 도로에 내 차만 있다면 괜찮겠으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는 차량 수십~수백 대가 밀집된 형태로 동시에 브레이크 사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운전하는 차종에 따라서, 창문을 열면 얼굴 옆에 옆 차의 대형 타이어가 있기도 합니다.  


차내의 포름알데히드를 피하기 위해 문을 열면 이번엔 차 밖의 포름알데히드와 매연과 미세먼지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망갈 공간이 없습니다.  자동차 내부의 소재들에서 방출되는 알데히드류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더군다나 포름알데히드 같은 물질들은 온도가 상승하면 방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활성도가 높아집니다.  여름철에 주차해둔 차량의 뜨거운 실내, 겨울철의 히터 가동으로 따뜻해진 실내...  어떻게 될까요?   여름철 차량 운행 시에는 에어컨을 가동하게 되는데 외부 공기를 걸러주는 필터는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해주지는 못합니다.  입자가 굵은 먼지나 이물질들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정도입니다.


구조적으로 창문을 열 수 없는 열차나 전동차의 경우는 더 심각합니다. 출입문도 자동으로 닫히고 수백 명이 호흡을 하고 있고, 히터에, 에어컨에... 공기를 강제 순환시키지만 해결책으로는 미흡한 것 같습니다.  열차나 전동차를 타면 답답함과 두통을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 부분에 주목하여 <자동차의 실내공기질>에 관한 기준을 강화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수 아래로 보는 중국은 벌써 법령으로 강제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좀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정부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미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소재에서 부터 차량 제작 전 단계에 걸쳐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에 부품소재 제조기업들도 제품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낮추기 위해 앞다투어 유해물질을 저감 시키는 제품 개선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신차 실내 공기질> 관련하여 비록 강제 규제는 아니지만 권고기준을 만들어서 체계적으로 관리에 나섰습니다.

 

(참고로 신차 실내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규제기준치가 유럽은 60㎍/㎥, 일본은 100㎍/㎥, 중국은100㎍/㎥, 한국은 210㎍/㎥입니다.)

단순 포름알데히드 규제기준 수치만 놓고보면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3.5배, 일본이나 중국보다 2배 느슨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차량의 실제 방출량이 아닌, 방출량을 규제하는 기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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